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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드라마의 융합 - AI, 버추얼 프로덕션, CG

by ruby0610 2025. 5. 15.

 

 

드라마는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시청자의 감정을 움직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종합 예술입니다.

그리고 그 예술의 무대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의 혁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는 인공지능, 버추얼 프로덕션, 고도화된 CG 등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며 콘텐츠의 퀄리티와 생산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드라마 산업에서 주목받는 기술 3가지를 중심으로, 어떻게 기술이 드라마와 융합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어떤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리고 있는지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AI가 쓰는 시나리오,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드라마 산업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는 정보 검색이나 번역을 넘어서 창작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AI가 쓴 대본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일이 실제로 가능할까요?

일부 콘텐츠 기업들은 이미 실험적으로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제작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수많은 드라마 대본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특정 장르의 이야기 구조를 분석하고, 줄거리나 인물 간의 대사를 생성하는 데까지 도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AI가 쓴 각본을 바탕으로 제작된 단편 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AI가 쓴 줄거리를 바탕으로 콘셉트 기획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아직은 신중합니다. AI가 만든 대본은 겉보기에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깊은 감정 표현이나 정서적 흐름, 인간관계의 미묘한 뉘앙스를 담아내는 데에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처럼 감정의 결이 중요한 콘텐츠일수록 작가의 세심한 터치가 필수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작가나 기획자에게 유용한 도구로서 점점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설정을 빠르게 잡거나, 유사한 작품과의 비교 분석, 대사 자동 생성 등을 통해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일종의 ‘AI 어시스턴트’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죠.

앞으로는 AI와 사람의 협업이 드라마 제작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골격을 잡고, 작가가 그 위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 체계가 형성된다면, 더 빠르고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도 가능할 것입니다. 기술은 아직 작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함께 창작하는 파트너로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드라마 현장의 뉴노멀, 버추얼 프로덕션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은 지금 전 세계 영화·드라마 산업의 핵심 기술 혁신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단순한 합성을 넘어, LED 스크린과 실시간 3D 그래픽 기술을 결합해 실제 공간처럼 보이는 가상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배우는 그 안에서 연기를 하고, 카메라와 조명도 가상의 환경과 동기화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몰입감이 훨씬 높습니다.

이전까지는 낯선 장소를 표현할 때 크로마키를 활용하거나 해외 로케이션을 떠나야 했지만, 이제는 스튜디오 안에서 사막, 우주, 산속 등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제작 일정이 타이트하고 예산이 제한된 드라마 환경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버추얼 프로덕션이 매우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넷플릭스나 디즈니+에서 제작한 일부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에도 점차 도입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배경 전환이 자주 필요하거나 대규모 CG가 들어가는 장르물의 경우 이 기술을 도입하면 장면의 몰입감과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버추얼 프로덕션은 고가의 LED 장비와 실시간 렌더링 시스템, 그리고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도입 장벽이 존재합니다. 중소형 제작사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추얼 프로덕션은 향후 드라마 제작의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촬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제작 방식과도 잘 맞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현장은 이제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기술은 상상력을 실현하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CG의 진화, 장면을 살리는 기술력의 힘

과거에는 TV 드라마에서 CG(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예산, 인력, 시간 모두 부족했고, 시청률 위주의 제작 환경에서 고퀄리티 CG를 구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CG는 더 이상 보조적인 기술이 아니라, 드라마의 세계관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의 게임과 현실이 오가는 공간 연출, 《지리산》의 자연재해 장면, 《경이로운 소문》에서의 초능력 액션 연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CG 없이 불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시청자들의 몰입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는 전문 VFX 회사들과의 협업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부터 CG 구성이 설계되고, 촬영과 동시에 렌더링 작업이 진행되는 등 영화 못지않은 공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글로벌 플랫폼의 진출은 드라마 CG의 기준을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AI 기반 딥러닝 합성 기술, 리얼타임 렌더링, 볼륨메트릭 캡처 등의 신기술이 도입되며, 더 빠르고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예산이 높은 드라마에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장면도 CG로 구현하며, 연출의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CG는 단순히 시각적 볼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인물의 감정을 극대화하거나, 현실과 환상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장면을 연출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깊이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드라마는 더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 상상력을 실현하는 데 CG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